4일 전 2025-11-01 23:52:05

프랑켄슈타인 소설에서 꽤 합리적이던 논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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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설 프랑켄슈타인의 초중반부,

 

다들 알다시피 괴물을 창조해낸 빅터 프랑켄슈타인은

 

정신적 충격으로 고향으로 돌아왔는데,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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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제는 얼마 안 가 빅터의 동생이 살해당하고, 누이처럼 지내던 하녀 유스틴이 범인으로 몰려 처형되는 사건이 터진다.

 

빅터는 이게 괴물의 짓이란 걸 바로 알았지만 증거도 뭣도 없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상황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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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게 피폐해진 빅터는 어느 설산에서 괴물과 재회하게 된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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괴물은 자신이 창조된 이후 떠돌면서 얼마나 비참한 삶을 살았고,

 

인간들과, 인간 사이에서 섞일 수 없는 자신을 미친듯이 증오하게 된 사연과,

 

자신이 충동적으로 빅터의 동생을 죽여버린 뒤 하녀에게 누명을 씌운 일까지 모두 설명해 준다.

 

그리고 그 끝에 괴물이 요구한 것은 자신의 짝을 만들어 달라는 것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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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는 이미 내 동생을 죽였다. 너 같은 사악한 존재를 하나 더 만들라고? 나를 해친다 한들 그런 짓을 할 수는 없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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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니다. 내가 이렇도록 악하고 비참한 신세가 된 것은 나에게 강요된 고독한 삶 때문이다.

 

네놈은 나를 혼자로 만들었다. 그러니 나와 같은 추함을 가진 짝을 창조해다오.

 

그렇다면 먼 곳으로 떠나 평화롭게 살며 네놈을 다시는 건드리지 않겠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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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..좋다. 너에게 짝을 만들어 줄 테니, 인간으로부터 멀리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마라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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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게 빅터는 먼 곳으로 친구 앙리와 여행을 떠나 재료를 모으고, 외딴 섬에서 괴물의 신부를 제작하기 시작한다.

 

하지만 제작 중간에 빅터는 뭔가를 깨닫는데,

 

그냥 남자 앞에 여자를 던져놓는다고 둘이 잘 지낸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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잠깐만...내가 여성 피조물을 만들어준다 한들, 그게 괴물과 실제로 사랑할 거라는 보장이 어디 있지?

 

괴물은 인간을 떠나 운둔하겠다고 했지만, 그의 신부는 아니잖은가.


난 이미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생명을 하나 창조한 실수를 저질렀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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만약 괴물의 신부가 그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?

 

그렇게 되면 스스로와 세상 모든 것을 증오하는 괴물 두 마리가 탄생하는 꼴 아닌가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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생각해 보니 둘이 잘 지낸다고 해도 문제다.

 

그들이 인간처럼 아이를 가지기를 원한다면 어떡하지?

 

모든 면에서 인류보다 우월한 신인류가 번식하기 시작한다면 인류라는 종의 미래 자체가 흔들린다.

 

 

나 자신의 구원을 위해 후대에게 그런 위험을 물려줄 수는 없다!

 

그렇게 빅터는 괴물의 신부를 파괴해버린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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당연하지만 이걸 지켜보고 있던 괴물은 머리끝까지 분노해 빅터의 친우 앙리를 죽이고,

 

결혼식 날 빅터의 집에 침입해 아내 엘리자베스까지 죽여버린다.

 

자신을 영원히 혼자로 만들어 버린 빅터에게 똑같은 고통을 안겨주려 한 것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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빅터 입장에서는 대의를 위해 내린 결정이었을지는 몰라도, 개인에게 있어선 최악의 비극으로 돌아와 버린 것이다.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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WilliamCho @williamcho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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집은 장소가 아니라 사람이다. 먹고 자고 떠들고 머무는 물리적 장소가 아니라, 함께 먹고 자고 떠드는 사람들이 있어야 비로소 정의 내릴 수 있는 어떤 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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